최근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 피해를 두고 골프장과 양계 농가 사이에 벌어졌던 수십억 원대 보상 갈등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중재로 해결됐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전동면 소재 골프장과 인근 피해 농가 간의 갈등을 조기에 해결해 약 35억 원에 달하는 농가의 경제적 손실과 민사소송을 사전에 막았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사고는 지난 7월 17일 오후 2시 30분경, 전의면 유천리에 위치한 한 양계장 인근 골프장의 사면이 집중호우로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이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양계장을 덮치면서 알 선별장과 퇴비사 등 주요 축산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그러나 피해 복구 및 보상 금액을 놓고 농가와 골프장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피해 농가는 올해 초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이미 큰 손실을 본 데다,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산란계 사육기준 강화 조치에 맞춰 산란계 입식을 준비하던 중이어서 피해가 더욱 막심할 것으로 우려됐다. 이번 산사태로 시설이 파손되면서 약 5만 7000수의 닭을 새로 들이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으며, 이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약 3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한 세종시는 즉시 조정에 착수했다. 시는 농가의 추가 피해를 막고 양측의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사고 현장의 피해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한편, 농가와 골프장 측이 참여하는 협의 자리를 주재하며 양측의 이견을 좁혀나갔다. 송인호 도농상생국장과 안병철 동물정책과장 등 관계 공무원들은 조정 기간 내내 직접 현장을 오가며 중재에 총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지난 1일 양측이 피해보상에 최종 합의하면서 분쟁은 민사소송 없이 종결됐다.
양측은 세종시의 신속한 개입과 적극적인 중재 노력 덕분에 원만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며 시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향후 해당 농가가 조속히 산란계 입식을 재개할 수 있도록 복구와 방역 등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강화되는 사육기준 개편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