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오후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찬반으로 극명하게 나뉘면서, 이 대통령의 결단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광복절 특별사면안을 단일 안건으로 상정하는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당초 12일로 예정됐던 정기 국무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임시 회의를 여는 것은, 조 전 대표 사면이 가진 폭발력을 감안해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조 전 대표와 그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그리고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윤미향 전 의원 등을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바 있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조 전 대표가 지난 정부 시절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가 "검찰의 표적 수사" 희생양이 되었으므로, 이번 사면이 "비정상의 정상화"이자 "사법 정의의 회복"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 등을 통해 조 전 대표의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 내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지지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조국 명예 회복" 여론은 이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최악의 정치 사면"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조 전 대표의 입시 비리가 청년 세대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고 사회의 공정 가치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인물을 대통령이 정치적 셈법에 따라 사면하는 것은 국민 통합이 아닌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이며, "내 편 챙기기"식 사면권 남용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무회의 생중계를 요구하며 사면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압박하는 등 총력 저지 태세에 돌입했다.
여론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 전 대표를 검찰 독재의 피해자로 보는 시각과, 불공정과 특권의 상징으로 보는 시각이 우리 사회에 첨예하게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지지층 결집'과 '정치적 부담'이라는 양날의 칼 위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 결정은 향후 정국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사면을 단행할 경우 거센 후폭풍과 '공정성' 논란에 직면할 것이며, 여론을 의식해 사면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초 국정 운영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결정의 시간이 임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