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1톤 화물트럭이 통로를 따라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여 행인과 상인들을 잇달아 들이받아 두 명의 사망자와 열아홉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55분경, 부천 제일시장 입구 인근에서 67세 운전자 A씨가 몰던 화물차량이 갑자기 통제력을 잃고 좁은 시장 통행로 약 150미터를 굉음과 함께 내달리며 충격의 현장을 만들었다. 이 사고로 인해 60대 여성과 70대 여성 두 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졌으며, 세 명이 중상을 입고 열 명이 경상을 입는 등 총 스물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희생자와 부상자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층인 시장 상인이나 손님들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는 화물차가 시장 입구 근처에서 후진을 시도하던 중 발생했다. 폐쇄회로(CC) TV 영상 분석에 따르면,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후진하던 차량이 갑자기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앞으로 급격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통행로 폭이 불과 4미터 내외인 전통시장 내부로 진입한 화물차는 좌판과 매대, 그리고 행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받으며 약 150미터가량을 질주했다.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질주를 계속하다가 한 속옷 가게 좌판에 강하게 부딪힌 후에야 멈춰 섰다.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구간은 차량이 멈추기 전 50미터 지점이었다. 현장 목격자들은 차량이 질주하는 동안 "엔진 소리가 매우 컸다"고 증언하며 당시의 급박하고 공포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충격으로 인해 차량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졌으며, 화물차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상품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지고 상점 시설물들이 크게 파손되는 등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사고를 낸 운전자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되었으며,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 초기 단계에서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하며 자신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아님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고 직전 CCTV 영상 분석 결과 화물차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급발진 상황이라 인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경우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어야 하지만, 영상에서는 그러한 흔적이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운전자 A씨가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는 "페달 오조작"을 일으켰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속도감이 붙어 정신이 없었고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차량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운전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고 당시의 모든 기록과 정황을 면밀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부천 전통시장 차량 돌진 사고는 다중이용시설, 특히 보행자가 밀집하는 전통시장의 안전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제일시장의 통로 폭은 약 4미터로 차량 통행이 금지된 구역은 아니었으나, 평소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전통시장의 경우 구조적인 특성상 보행로와 차로의 구분이 모호하거나 시설이 노후화된 경우가 많아 유사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운전 미숙 또는 차량 결함 등 단일 원인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좁고 혼잡한 시장 내부의 안전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령층 이용객이 많은 전통시장의 특성상, 차량의 통행 속도 제한, 진입 통제 시간 명확화, 그리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안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 규명과 별개로 시장 상인 및 부상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심리적 지원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전국의 전통시장에 대한 안전 진단과 대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의 최종적인 원인과 책임 소재는 사법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