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4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21% 상승하며 오름폭이 전주(0.18%)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8주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한 달여간 이어지던 관망세를 뚫고 서울 전역의 집값이 강한 반등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상승세는 이른바 "한강벨트"로 불리는 마포·성동·광진구 등 핵심 입지 지역이 주도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성동구가 0.34% 오르며 서울 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마포구(0.26%)와 광진구(0.25%) 역시 전주 대비 오름폭을 크게 키웠다. 특히 이들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비껴간 반사이익과 더불어 역세권 대단지 및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0.24%)와 송파구(0.28%) 등 강남권 역시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울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부동산원은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전반적인 거래량은 예년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와 주택 가격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와 개발 호재가 있는 대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며 상승 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조사까지 4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지방 아파트값 역시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전국적인 집값 오름세를 뒷받침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과 지방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 효과와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면서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8%로 소폭 확대됐다. 전세 시장 또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울(0.16%)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어,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도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서울 중심의 자산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 아파트 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 불균형 누증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연말 연휴 기간에도 꺾이지 않는 서울 집값의 오름세가 내년 초 이사 철 수요와 맞물려 어떠한 흐름을 보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