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정치·외교·경제·과학기술·문화 전반에 걸쳐 구조적 전환이 동시에 일어난 해로 기록된다. 한국미디어일보는 한 해 동안 국민의 삶과 국가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종합해 ‘2025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격변의 순간부터 도약의 장면까지, 한국 사회의 좌표를 형성한 주요 이슈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한다.
1.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파면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파면으로, 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한 중대 판결로 평가된다.
2. 이재명 대통령 취임, 제21대 정부 출범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제21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을 선언하며 국민 통합과 경제 회복, 문화 국가 도약, 평화와 안전을 국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조기 대선 이후 출범한 새 정부는 비상경제점검 TF를 가동하며 국정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3. 정상외교 복원, 한미·한일·한중 관계 재가동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정상외교 복원에 주력했다.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협력 재정비에 나섰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는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했다. 1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한중 관계 전면 복원에 뜻을 모았다.
4.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한국 외교 위상 재확인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20년 만에 APEC 정상회의가 열렸다. 회원국 정상들은 자유무역 수호와 디지털·그린 전환, AI 윤리 협력을 담은 ‘경주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국은 글로벌 의제 설정 국가로서 외교적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5.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교착 상태였던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연계해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와 주요 품목 최혜국 대우가 합의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된 사건이다.
6. 코스피 사상 첫 4000선 돌파
10월 27일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 호조와 AI·그린테크 투자 확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7. 합계출산율 9년 만의 반등
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 수는 23만 8300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고, 합계출산율도 0.75명으로 반등했다. 출생아 수와 출산율이 동시에 증가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저출산 구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8.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 우주 시대 개막
11월 2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하며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발사 전 과정을 민간 기업이 주도하면서 한국 우주 산업은 국가 주도에서 민간 중심 체제로 전환되는 분기점을 맞았다.
9. K-콘텐츠 글로벌 흥행 지속
K-콘텐츠는 2025년에도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세웠고,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주요 시상식을 석권했다. 문화 산업이 국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한 해였다.
10.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종합 2위
대한민국 선수단은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6개를 포함해 총 45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우며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