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밤 본회의를 열고 총 26조 2천억 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244명 중 찬성 214명, 반대 12명, 기권 18명으로 정부가 제출한 예산 총액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수정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번 추경안의 핵심 쟁점이었던 고유가 피해 지원금 4조 8천억 원은 여야 합의 과정에서 원안대로 유지됐다. 지급 대상은 전 국민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천 5백만 명이다. 지원 금액은 1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으로 책정됐다. 거주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급 대상 중 비수도권이나 인구소멸 지역에 거주하는 차상위 계층,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최대치인 60만 원 수준의 지원이 이뤄진다. 지원금은 전액 지역화폐 형태로 발급되며, 한꺼번에 지급하지 않고 두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절차를 밟는다.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예산 조정도 이뤄졌다. K-패스 관련 예산이 당초 안보다 1천억 원 증액되면서 환급형 카드의 할인율이 기존 대비 50% 상향됐다. 정액형 카드는 환급을 받기 위한 최소 기준 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예산 역시 2천억 원 추가 편성됐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여야는 전체 추경 규모를 늘리지 않는 대신 기존 정부안에 포함됐던 단기 일자리 사업 예산 등을 삭감해 증액분 재원을 마련했다.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성 투표 결과가 뜨자 일부 여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고, 야당 의원들은 증액 사업의 실효성을 두고 장내에서 짧은 토론을 이어가기도 했다.
정부는 추경안 통과 직후 국무회의 소집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대통령실은 현장에서 추경 효과를 즉각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지자체별 대상자 선별과 지역화폐 발행 시스템 점검을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했다.
다만 소득 하위 70%라는 선별 기준을 두고 지역 현장에서는 경계선에 놓인 가구들의 이의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급 수단인 지역화폐의 사용처 제한 문제와 지자체별 추가 분담금 확보 여부에 따라 실제 지급 시기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향후 집행 과정의 변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