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동결한 지 이틀째인 12일,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은 소폭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가격 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변동분이 현장에 반영되면서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1.75원 오른 1,990.68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어제보다 1.54원 상승한 1,984.22원으로 집계됐다. 가격 자체는 여전히 오르고 있으나, 최고가격제 동결 발표 전과 비교하면 일일 상승폭은 다소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임대료 등이 비싼 서울의 가격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값은 전날 대비 1.26원 오른 2,024.04원을 기록했으며, 경유는 0.97원 상승한 2,009.6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리터당 2,100원을 넘어선 곳도 속출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큰 실정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민생 경제의 가중되는 부담을 고려해 3차 석유 최고가격을 2차 당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고시된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이는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의 상한선으로, 개별 주유소의 판매가는 마진과 임대료 등이 더해져 이보다 높게 형성된다.
주유소 현장에서는 정부의 가격 동결 조치를 반기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공급가가 묶여 가격 급등은 막을 수 있겠지만, 국제 유가가 계속 요동치면 결국 수입 비용 부담이 커져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제 원유 가격은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편성하고 전국적인 현장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최고가격을 초과해 공급하거나 담합 등을 통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한 상황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유가 추이에 따른 추가 대책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