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주요 원거리 항로의 해상 수출 운임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중동행 운임은 한 달 만에 40% 넘게 치솟으며 기록적인 상승 폭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에 따른 항로 불안정성이 수출입 물류비용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3월 수출입 운송비용 현황'에 따르면, 중동행 해상 수출 컨테이너의 2피트(FEU)당 평균 운임은 525만 1,000원으로 전월 대비 42.7% 급등했다. 이는 조사 대상 항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류 업계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요구와 봉쇄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운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장거리 노선인 미국과 유럽행 운임도 동반 상승했다. 미국 서부행 수출 운임은 561만 1,000원으로 직전 달보다 24.3% 올랐고, 유럽연합(EU)행 역시 341만 4,000원을 기록하며 5.8%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서부행의 경우 소비재 수요 회복과 맞물려 선복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수입 물류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해상 수입 운송비는 미국 서부 노선이 24.2%, 중동 노선이 18.1% 급등하며 수출 운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항공 수입 운송비의 경우 미국발 노선이 50.4% 폭등했으며, 중동발 노선도 18.3% 올라 수입 물가 압박을 더하고 있다.
해상 운송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거나 통행 지연이 반복되면서 선사들이 유류 할증료와 전쟁위험 할증료를 인상하고 있다"며 "수출 기업들 입장에서는 운임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고운임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운임 상승은 결국 수출 경쟁력 약화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세청은 해상 및 항공 운임 변동 추이를 밀착 모니터링하며 수출입 기업들을 위한 물류 지원 대책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