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시설물을 파손하고 공무 집행을 방해한 이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현장 촬영을 이유로 함께 기소된 다큐멘터리 감독 역시 건조물침입 혐의로 벌금형을 받게 됐다.
대법원 3부는 30일 특수건조물침입과 특수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씨 등 17명에게 징역형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상고한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 씨에 대해서도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하고 판결을 종결했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월 19일 오전 3시경 윤 전 대통령의 구속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정문과 대형 유리창을 깨뜨리고 청사 내부로 난입했다. 이들은 집기를 파손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등이 탄 차량을 가로막아 수 시간 동안 이동을 통제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사태 발생 직후 가담 정도가 중한 63명을 특정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가담 수위에 따라 형량은 엇갈렸다. 철제봉으로 유리 출입문을 파괴하고 진입을 막는 경찰관을 폭행한 가담자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청사 7층까지 올라가 집기를 손상한 이들에게도 징역 3년의 실형이 내려졌다. 화단 화분을 깨뜨리거나 벽돌을 던진 이들 역시 특수공용건물손상 혐의가 적용되어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기록을 목적으로 현장에 진입했다고 주장한 정윤석 감독의 경우 1심과 2심 모두 건조물침입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정 씨가 집회 참가자들과 섞이지 않고 촬영에 집중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원 직원들 입장에서는 정 씨의 진입을 시위대의 침입과 분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정 씨는 법원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관료적 행정주의를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난입을 주도한 다른 피고인들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번 판결은 국가 중요 시설인 법원 청사 내에서 벌어진 집단적 폭력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엄정하게 책임을 물은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해당 사태 직후 법관과 법원을 향한 물리적 위협은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대법원의 최종 유죄 판결로 지난해 초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법적 단죄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만 기록 노동자의 현장 진입을 건조물침입으로 처벌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예술계와 법조계의 논란은 헌법재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