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 보궐선거 대진표가 확정된 5일 오전,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당내 경선에서 이영풍 전 KBS 기자를 누르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맞붙는 3자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책임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박 후보의 공천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부산 북·강서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경력이 있어 당내에서는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앞서 민주당은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 지역에 이재명 정부 핵심 참모인 하 전 수석을 전략 공천하며 일찌감치 전열을 가다듬었다.
선거판의 가장 큰 변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요구에 대해 "국민의힘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보수 표심이 국민의힘 공식 후보인 박 후보와 무소속 한 후보로 양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 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부에서 고조되고 있다.
실제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 진영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24~25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가상 3자 대결 조사에 따르면 하정우 후보가 35.5%로 오차범위 내 선두를 달렸고, 한동훈 후보(28.5%)와 박민식 후보(26.0%)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하 후보와 보수 후보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단일화 없이는 보수 진영의 승리가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주변에서 만난 박 후보 측 관계자들은 경선 승리의 기쁨 속에서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단일화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아직 없다"면서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민심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 본인 역시 "단일화 가능성은 일절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선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여권 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인 신지호 전 의원은 "이재명 세력을 무찌르기 위해 과거로 회귀하는 식의 연합은 명분이 없다"며 인위적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반면 부산 지역 중진인 김대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전재수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으로 민주당의 고정표가 견고하다"며 "보수가 갈라진 상태로는 승산이 없으므로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박 후보의 확정으로 부산 북갑은 전국 보궐선거구 중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보수 후보들 간의 '기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 하 후보는 "AI 해양수도 부산을 위해 입법과 예산 지원을 실천할 적임자는 본인뿐"이라며 지역 밀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투표일까지 한 달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보수 진영의 '표 갈림' 현상이 막판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극적인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가 이번 선거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이번 결정으로 부산 북갑 보수 지지층 내에서 '전략적 선택'을 둘러싼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