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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장윤기, 법정서 ‘성범죄 목적 살인’ 인정…"공소사실 맞다"

최예원 선임기자 | 입력 26-07-13 10:48



광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가 법정에서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첫 재판에서 판단을 미뤘던 범행 목적까지 받아들이면서 장윤기의 유무죄 재판은 증거 다툼보다 형량을 정하는 양형 심리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장윤기는 13일 오전 광주지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공소사실이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은 장윤기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과 다른 범행 대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 진술로 장윤기가 피해자를 살해한 목적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상당 부분 정리됐다.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토대로 범죄 성립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범행 동기와 목적을 더는 다투지 않을 경우 향후 재판에서는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피해 회복 여부, 반성 정도 등이 형량을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된다.

검찰은 경찰 송치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다고 판단했다. 범행 전후 동선이 담긴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장윤기의 주거지와 차량에서 확인된 물품 등을 근거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가 된 차량 블랙박스는 경찰의 초기 수사 단계에서는 확보되지 않았다. 장윤기가 차량 트렁크에 숨겨뒀던 블랙박스를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윤기가 피해자를 뒤따라가거나 차량으로 유인하려 한 과정과 범행 당시 상황이 영상에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발견된 훼손된 성인용 인형과 범행 차량에 있었던 케이블타이도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됐다. 케이블타이는 경찰이 차량을 장윤기 가족에게 돌려준 뒤 장윤기 부친의 주거지에서 다시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기는 앞서 외국인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범행 수법과 여고생 살해 사건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다른 사건의 혐의와 증거가 이번 살인 사건에서 어느 범위까지 인정될지는 재판부가 판단해야 한다.

이날 광주지법 앞에서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윤기에 대한 엄벌과 경찰의 초기 수사 과정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장윤기가 법정에서 성범죄 목적을 인정한 만큼 경찰이 일반 살인 혐의만 적용했던 경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윤기의 인정 진술은 광주 광산경찰서의 초기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광산경찰서는 장윤기가 범행 직전 다른 여고생을 차량으로 끌고 가려 한 정황 등을 확보하고도 성범죄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팀 내부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보고됐지만 경찰서 지휘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청 특별수사단과 검찰은 당시 수사팀장과 형사과장, 경찰서장 등 지휘라인이 혐의 적용과 증거 처리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는지를 각각 수사하고 있다.

당시 수사팀장은 범행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 등 증거를 없애거나 압수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과 검찰은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이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 정보가 가족에게 전달됐는지도 살피고 있다.

장윤기가 법정에서 성범죄 목적 살인을 인정했다고 해서 경찰 지휘부의 부당 개입 의혹이 곧바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송치 당시 확보했던 증거와 검찰이 보완수사에서 추가한 자료가 달랐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경찰이 어떤 자료를 보고도 성범죄 목적을 배제했는지,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가 별도 수사의 핵심이다.

장윤기는 첫 공판 이후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재판에서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번 공판에서는 성범죄 목적을 포함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범행 당시 영상과 과학수사 자료,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를 조사한 뒤 피해자 유족의 의견과 양형자료를 검토할 예정이다. 성범죄 목적을 부인해 온 장윤기가 법정에서 입장을 바꾼 이유와 그 인정이 실제 반성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도 향후 양형 과정에서 다뤄질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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