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사람 가운데 한 명은 10대 딸과 함께 길을 걷던 40대 여성이었다.
사고는 21일 오후 1시쯤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내리막길에서 일어났다. 77세 남성이 몰던 K7 승용차가 도로에서 인도 쪽으로 돌진해 보행자와 오토바이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지하철 환기구 구조물을 충격하고 멈췄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파손된 오토바이 부품과 차량 파편이 흩어졌다. 승용차 앞부분은 심하게 부서졌고, 사고 직후 차량 앞쪽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식당 앞 도로를 지나던 시민들은 갑자기 돌진한 차량을 피해 몸을 피했고, 일부는 사고 차량 쪽으로 달려가 구조 상황을 확인했다.
이 사고로 인도를 걷던 40대 여성이 현장에서 숨졌다. 또 다른 7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10대와 30대 여성 등 보행자 2명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차량 운전자 역시 복부 출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숨진 40대 여성은 딸과 함께 걷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은 큰 부상은 피했지만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평소 보행자가 오가는 도심 인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변 상인과 시민들의 충격도 컸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골목길에서 나오던 중 갓길에 주차된 차량을 먼저 들이받은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인도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며 보행자와 오토바이 3대를 연달아 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운전자의 음주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운전자 상태와 사고 직전 차량 움직임, 제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페달 오조작 가능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 차량 감식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다만 운전자 나이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차량 결함, 운전자의 순간 조작, 도로 구조, 내리막길 환경 등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실제 원인은 차량 감식과 영상 분석, 운전자 조사 결과를 종합해야 가려질 수 있다.
도심 보행로 사고는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차량과 분리된 안전 공간이어야 하지만, 차량이 한 번 보행 공간으로 돌진하면 시민들이 피할 시간이 거의 없다. 특히 내리막길과 교차로, 상가 밀집 지역에서는 차량 속도 제어와 보행자 보호 시설이 함께 점검돼야 한다.
경찰은 운전자 치료 경과를 살피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 도심에서 또다시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 안전관리와 보행로 방호시설, 급발진·페달 오조작 판단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