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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남은 매장도 '썰렁'‥버티던 직원들도 떠난다

박태민 기자 | 입력 26-06-22 09:58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영난이 지역 매장 노동자들의 생계 위기로 번지고 있다. 전국 37개 점포가 문을 닫거나 영업을 멈춘 가운데, 남아 있는 매장에서도 상품 공급 차질과 임금 체불이 이어지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남 순천 풍덕동 홈플러스 매장은 지난달 영업을 중단했다. 마트 본 매장은 닫혔고 일부 임대 매장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장을 보러 오가던 시민들의 발길도 줄었다. 가까운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주민들은 이동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을 계속하는 순천 지역 다른 매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매장은 문을 열었지만 물건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매대 곳곳이 비었다. 신선식품 매대 일부는 자사 브랜드 공산품으로 채워졌다. 상품 구색이 줄어들자 손님이 감소했고, 매출 부진은 다시 인력과 임금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순천점 직원들은 석 달째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 한때 300명에 가까웠던 전남 동부권 매장 3곳의 직원은 220여 명으로 줄었다. 20% 넘는 인력이 이미 빠져나간 셈이다. 남아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퇴사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금희 홈플러스 순천지회장은 "지금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이제 그만두려고 한다"며 "월급이 너무 안 나오니까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은 당장 생활비와 대출, 자녀 양육비 부담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

노조는 정부와 관계 당국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임미영 마트노조 광주전라본부장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점포들이라도 유통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인수가 돼서 직원들의 고용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지난 5월 전국 37개 점포 영업 중단으로 더 커졌다. 회사는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주요 거래처가 납품 조건을 강화하면서 전 매장에 충분한 상품을 공급하기 어려워졌고, 제한된 물량을 핵심 매장에 우선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영업 중단이 사실상 폐점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순천풍덕점과 목포점이 영업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노조는 두 지점 노동자만 150명 안팎에 이른다며, 고용 대책 없이 폐점이 진행될 경우 협력업체 직원과 입점 상인, 주변 상권까지 피해가 번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7월 3일이다. 법원이 회생 절차의 다음 단계를 판단하기 전까지 회사는 자금 조달과 매각, 영업 정상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상품 공급 차질과 임금 체불이 계속되면 남은 매장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상 영업을 유지해야 인수나 회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고객 이탈과 인력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는 홈플러스 정상화 이행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 농성은 39일째에 접어들었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폐점 철회와 임금 지급, 고용 보장이다. 회사의 회생 절차가 금융과 법원의 문제로만 다뤄지는 동안, 현장 노동자들은 매달 생계를 계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한 기업의 존속 문제를 넘어 지역 유통망과 고용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매장이 문을 닫으면 노동자뿐 아니라 입점업체, 납품업체, 주변 상권도 영향을 받는다. 회생계획안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남은 쟁점은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용을 지킬 것인지에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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