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8400선으로 밀려났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 최근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매도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8813.18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8126.84까지 밀리며 9%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36.44포인트(4.10%) 하락한 851.37에 장을 마감했다.
급격한 하락으로 시장 안정장치도 잇따라 가동됐다. 오전 11시 12분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제한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 12시 10분에는 코스피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지면서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4조6000억 원, 기관은 약 3조7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8조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낙폭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5% 안팎, SK하이닉스는 8% 넘게 떨어졌으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주요 대형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지수 하락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기업 실적 악화보다는 단기 급등 이후 나타난 수급 변화와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일부 주도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가 단기간에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글로벌 기술주 움직임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