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맡아 알려진 배우 오영수 씨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2022년 11월 기소된 지 약 3년 7개월 만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오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전날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했다. 주심은 오석준 대법관이다.
상고기각은 상고 이유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원심 판단을 뒤집을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이에 따라 오 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오 씨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중 산책로에서 여성 연극단원 A 씨를 껴안고, A 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을 맞추는 등 두 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오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제추행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이후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주변 동료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점, 오 씨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오 씨가 사과한 점 등을 들어 의심할 만한 사정은 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자의 기억이 일부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포옹의 강도만으로 강제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볼에 입을 맞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항소심은 객관적 보강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오 씨가 피해자의 항의를 받고 사과한 점 역시 성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오 씨가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대중적 주목을 받던 상황에서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사과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됐다.
피해자 측은 2심 무죄 판결 이후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자 측은 판결이 성폭력 사건의 구조와 위계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지만, 검찰의 상고가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건은 무죄로 마무리됐다.
오 씨는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 이후 2022년 1월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오 씨를 둘러싼 형사재판은 종결됐지만,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과 객관적 증거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다시 쟁점으로 남았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