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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징역 9년…“국회 침투 주도적 역할 중형 불가피”

박현정 기자 | 입력 26-09-22 09:36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내란의 실체를 밝히는 데 협조한 점을 양형에 반영했지만,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병력을 직접 출동시킨 행위는 중대하게 판단했다.

곽 전 사령관은 내란 관련 피고인 가운데 자신의 혐의를 전부 인정한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특전사 병력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출동한 경위와 당시 지휘 체계를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했다.

12·3 비상계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에 투입된 병력에 진입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도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기 전에 내부 인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계엄 해제 의결 이후 군에 철수 지시를 내렸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곽 전 사령관은 다른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옥중 메모 등을 통해 당시 자신이 철수 지시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밝히며, 대통령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진술을 내놓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곽 전 사령관이 법정에서 마주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를 보이자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지시 내용까지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해를 가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곽 전 사령관은 자신의 지휘 아래 국회와 선관위 등에 병력이 출동한 사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부하들을 해당 장소로 출동시킨 일을 두고 깊이 후회한다며 국민과 부하들에게 사과했다. 부하들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처를 요청하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 유족단체 등은 곽 전 사령관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곽 전 사령관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내란의 진상을 밝히는 데 협조했으며,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령관이 수사와 재판에서 혐의를 일관되게 인정하고 관련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한 점을 감형 사유로 판단했다. 내란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중요하고,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지휘 체계와 병력 출동 경위를 밝히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곽 전 사령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하면서 책임의 무게도 분명히 했다. 곽 전 사령관이 당시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알고 있었고, 특전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해 계엄 해제 의결을 막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국회에 병력을 침투시키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혐의 인정과 진상 규명 협조만으로는 병력 동원과 국회 기능 방해라는 행위의 중대성을 없앨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내란 사건에서 피고인의 태도와 진상 규명 기여가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군 지휘관이 위법한 명령을 인식하고도 병력을 실제로 움직였을 경우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했지만, 국회에 군 병력을 투입한 지휘 책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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