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9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1,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실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고,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209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5%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이 1,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을 제외한 무역수지는 498억5,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과 무역수지 모두 기존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대외 교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산업통상부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603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인공지능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수출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출 호조는 월간 실적뿐 아니라 누적 수출액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로 집계돼 사상 처음 8,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수출액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수출 규모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반도체 시장의 가격과 수요가 빠르게 변하거나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의 투자 계획이 조정될 경우 국내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품목과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반도체 중심의 증가세를 다른 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기록은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과 함께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수출 지표에 직접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수출 호조가 국내 제조업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반도체 외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