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 연방 정부 개혁을 이끌던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머스크의 고별 행사를 직접 주재하며 그의 노고에 감사하고, 최근 불거진 불화설을 일축하려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지 시간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일론은 정부효율부를 통해 워싱턴의 낡은 업무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떠나는 게 아니다. 아마 계속 왔다 갔다 할 것"이라며 머스크와의 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언제든 백악관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의미의 '황금 열쇠'를 선물하기도 했다.
머스크 역시 "앞으로도 이곳을 찾을 것이고, 대통령의 친구이자 조언자로 남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자신이 물러나더라도 정부효율부의 역할과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지난 4개월간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연방 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많은 논란을 낳았다. 특히, 세계 최고 부자가 연방 공무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휘둘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관세 및 예산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 오른쪽 눈가에 멍이 든 채 등장한 머스크는 다섯 살 아들과 장난치다 생긴 멍이라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을 "머스크가 사업과 명성, 얼굴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황금 열쇠'는 챙겼다"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는 더 나아가 머스크가 지난해 대선 선거 운동 당시 다량의 마약성 물질을 복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더했다. 머스크는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인 '러시아 게이트'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사의 보도"라고 폄하했으나, 마약 복용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머스크의 이번 정부효율부 수장직 사임은 그의 경영 방식과 개인사, 그리고 정치적 개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한번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독특한 협력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머스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어떻게 해소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