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발표된 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0%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대, 그리고 국내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OECD는 지난 3월에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낮춘 바 있으며, 이번 추가 하향 조정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전반적인 경제 회복에 제동을 걸고 있음을 강조했다.
주요 하향 조정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지목된다. 첫째, 글로벌 무역 환경의 악화이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해 세계 교역량이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둘째, 지속적인 국내 내수 부진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국내 내수가 약화되고 소비자 및 기업 신뢰가 저하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가계의 실질 소득 감소와 부채 부담 증가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신규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OECD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는 올해의 기저효과와 함께 내년에는 글로벌 교역 환경이 다소 개선되고 국내 내수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2.1%로 예상하며, 이는 지난 3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이는 높은 불확실성과 임금 및 물가 상승 가능성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신중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OECD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도 촉구했다.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성장 촉진,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한 정책 마련, 출산 및 육아에 따른 기회비용 축소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건전한 재정 운영을 통해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