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비례대표 승계 과정에서 당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최혁진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최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직을 놓고 벌어진 갈등이다.
어제(4일) 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혁진 의원을 향해 "세 치 혀로 당의 의석을 훔쳐 가는 도둑질", "정치적 사기꾼"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논란은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야권 연합을 통해 창당한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기본소득당(현 새진보연합)은 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영입했고, 최 전 비서관은 기본소득당의 추천으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6번을 배정받았다.
최혁진 전 비서관은 2024년 2월 15일 입당 당시 "온 마음과 정성으로 우리의 입당을 환영해 주신 용혜인 국회의원과 새진보연합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직전 순번이었던 위성락 의원과 강유정 의원이 이재명 정부에서 각각 안보실장과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비례대표직을 사퇴했고, 이에 따라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최혁진 전 비서관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게 되었다.
하지만 최혁진 의원은 비례대표 승계 직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민주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지 않고 민주당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더불어민주연합 창당 당시 참여 정당 간의 합의사항인 '비례대표 당선인의 원소속당 복귀'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에 용혜인 대표는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 총선 비례대표 추천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한다고 밝히고, 최혁진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철회한다고 공표했다. 더 나아가 용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당원을 배신한 최혁진 씨의 정치적 범죄행위에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최혁진 의원을 제명하고 다음 비례대표 후보자에게 의정활동의 기회를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사태는 위성정당을 통한 비례대표제 운영의 제도적 미비점과 더불어, 정당 간의 합의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혁진 의원의 민주당 잔류 결정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대응과 기본소득당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