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오늘 오전 9시 50분경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지난 7월 2일 특검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후 이 대표가 대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 입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강하게 부정했다. 이 대표는 "2022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대부분의 국민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 놓였던 나를 윤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엮으려는 시도는 굉장히 무리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명태균 씨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내가 해온 이야기는 모두 진실이었다"며 "이번 조사가 내 주장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8일 이 대표의 국회의원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나선 바 있다. 특검은 이 대표를 상대로 2022년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서울 강서구청장 및 포항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만큼, 해당 통화 녹음의 실체와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당초 특검팀은 지난 12일 이 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 측이 국정 과제와 당무 일정 등을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청하면서 조사가 오늘로 조정되었다. 특검은 이 대표가 당시 당의 의사결정 정점에 있었던 만큼, 공천 과정에서 명태균 씨나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당의 공적 시스템을 왜곡했는지를 법리적으로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고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이 대표의 진술과 앞서 확보한 압수물 및 명태균 씨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대조하여 조만간 수사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역시 이 대표가 특검 조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폭로나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