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마곡사에서 진행 중인 ‘템플스테이 한겨울 힐링캠프’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힐링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취업 준비와 학업 경쟁,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청년 세대가 짧지만 밀도 있는 쉼을 찾으며 사찰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마곡사 전경은 한겨울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백제 시대에 창건된 천년 고찰 마곡사는 울창한 산림과 계곡이 어우러진 천혜의 입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눈과 적막이 더해져 일상의 소음과 단절된 공간을 형성한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과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찰 공간이 만들어내는 느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한겨울 힐링캠프는 새벽 예불과 참선, 스님과의 차담, 발우공양, 겨울 숲길 명상 걷기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대학생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자체가 낯설지만 신선한 체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참가자는 “계획과 성과에 쫓기던 일상에서 벗어나, 그냥 숨 쉬고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전했다.
템플스테이는 현대인의 삶이 안고 있는 구조적 피로와도 맞닿아 있다. 끊임없는 연결과 속도,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템플스테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재조정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난방을 최소화한 수행 환경과 침묵 중심의 일정은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마곡사 관계자는 “최근 템플스테이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대학생과 청년층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한겨울의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정리하려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곡사의 자연과 전통 수행 방식이 현대인의 불안과 피로를 내려놓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웰니스와 정신적 회복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마곡사 템플스테이 한겨울 힐링캠프는 대학생 유행이라는 새로운 흐름과 함께 현대인의 삶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빠르게 달려온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고요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이 경험이 템플스테이를 하나의 문화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