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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유권 침해하는 공연장 스마트폰 소음 사태와 법적 대응 및 제도적 대안

이지원 기자 | 입력 25-12-18 09:12



예술적 몰입과 정적이 필수적인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휴대전화 소음이 단순한 에티켓 문제를 넘어 관객의 정당한 관람권을 침해하는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과거에는 연주 도중 벨소리가 울리는 것을 개인의 실수나 해프닝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기획사와 공연장의 운영 관리 소홀로 규정하고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집단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 소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할 정당한 소비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며, 공연계 전반에 새로운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4일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협연 도중 발생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의 서정적인 흐름 속에서 객석 1층 앞 구역의 한 휴대전화에서 유튜브 영상 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해당 관객이 당황하여 즉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소음은 장시간 지속되었고, 이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의 몰입을 완전히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분노한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슈만과 클라라"를 중심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집단 소송을 검토하는 등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기획사인 빈체로와 예술의전당 측에 사태 방지에 대한 책임과 실질적인 관객 보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는 비단 국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지휘자들 역시 관객의 부주의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극심한 피로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야니크 네제세갱은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 도중 반복되는 벨소리에 지휘를 멈추고 관객석을 향해 직설적인 항의를 쏟아냈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예술가로서의 몰입이 깨지는 순간의 고통을 토로하며 공연장 내 에티켓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 또한 관객의 무분별한 촬영 행위에 항의하며 공연을 중단하는 등, 디지털 기기로 인한 공연 방해 행위는 전 세계 공연장이 직면한 공통적인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물리적 대안들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산토리홀처럼 전파 차단기를 설치하여 통신 신호를 물리적으로 봉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과거 예술의전당 등에서 전파 차단기를 시범 도입했으나, 긴급 재난 문자 수신 차단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와 전파법 위반 소지로 인해 철거된 전례가 있다. 기술적 제재가 법적, 안전적 한계에 부딪히자 최근에는 관객이 입장 전 휴대전화를 특수 파우치에 넣어 잠금 처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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