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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국 본사 전방위 로비 확대 및 공시 의무 위반 집단 소송

강동욱 기자 | 입력 25-12-20 09:28



쿠팡Inc(미국 상장 법인)가 최근 5년 사이 미국 내 로비 인력과 자금을 폭발적으로 늘리며 워싱턴 정가를 향한 전방위적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동시에 미국 현지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뒤늦게 공시했다는 이유로 주주들이 제기한 대규모 집단 소송까지 발발하며 쿠팡과 김범석 의장이 사법적 리스크와 도덕적 비판에 동시에 직면했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 로비 공개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이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제출한 56개의 보고서에서 로비 규모의 급성장이 여실히 드러났다. 5년 전 4명에 불과했던 로비스트 인원은 올해 32명으로 8배가량 급증했으며, 연간 로비 자금 역시 4년 전 1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87만 달러(약 57억 원)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5년 동안 쿠팡이 미국 정치권에 쏟아부은 로비 총액은 1천만 달러(약 154억 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비의 대상과 범위도 단순 통상 차원을 넘어 행정부 핵심부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초기에는 주로 상무부나 미국무역대표부(USTR), 국무부 등을 상대로 활동했으나, 최근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재무부, 농무부까지 그 대상을 전방위로 넓혔다. 특히 차기 행정부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수석보좌관 등 거물급 인사들까지 접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어, 쿠팡이 미국 내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구사해 왔음을 시사한다.

정치권 로비와는 별개로 법적 분쟁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현지 주주들은 쿠팡 법인과 김범석 의장 등을 상대로 미국 증권법 위반에 따른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중요 정보의 지연 공시"다. 주주들은 쿠팡이 지난달 18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인지하고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른 4영업일 이내 공시 의무를 저버린 채 한 달 가까이 지난 이달 16일에야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소장에서 "쿠팡이 투자자들에게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정보를 제공했거나, 반드시 공표해야 할 사이버 보안 사고를 의도적으로 숨겨 주가 하락 등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명시했다. 이번 소송은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일반적인 손해배상 소송과는 성격이 다른 증권 집단 소송으로, 상장사로서의 투명성과 경영진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시가총액 수십 조 원을 넘나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이 한국에서의 전방위 로비 방식과 유사하게 미국에서도 물량 공세식 로비를 이어가는 한편, 상장 기업의 기본 의무인 정보 공시 체계에서는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와 집단 소송 결과에 따라 김범석 의장의 경영권과 쿠팡의 대외 신인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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