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과거 기소한 사건을 특별검사가 직접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은 빠졌다. 대신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 시절 국가기관이 처리한 주요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은 특별검사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의결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기존 재판의 공소를 특검이 직접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증거 조작이나 위법한 수사·기소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조사하도록 한 데 있다.
특검 수사 대상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배임 사건, 성남FC 후원금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이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수사·기소 과정도 조사 범위에 들어갔다.
이들 사건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시기와 관련돼 있다. 특별검사는 기존 수사에서 확보된 진술과 증거, 기소 판단에 이르는 절차를 검토하게 된다.
다만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수사나 기소가 조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는 특검이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한 뒤 판단해야 한다.
조사 범위는 민주당 관련 사건에만 머물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의혹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사드 기밀 유출 사건 등도 포함됐다.
서로 다른 시기에 발생한 사건들이 하나의 특검 수사 범위에 들어간 만큼, 특검은 개별 사건의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는 작업과 수사기관 관계자의 위법행위를 조사하는 작업을 구분해야 한다.
법안은 검찰뿐 아니라 국가정보원과 감사원 등 국가기관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수사나 기소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사건의 수사기록과 기관 간 자료 전달 과정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특검에 부여할 인력과 수사 기간도 상당한 규모로 정해졌다. 파견 검사와 수사관, 특별수사관 등을 합쳐 최대 309명을 둘 수 있으며, 수사 기간은 최장 200일이다.
여러 국가기관과 형사사건을 동시에 조사할 수 있도록 수사 인력을 확보한 것이다. 실제 수사에서는 사건별 기록 검토와 관계자 조사, 증거 확보에 필요한 인력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입법 과정에서는 특검이 기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논란을 불렀다.
공소취소는 이미 법원에 제기된 형사사건의 공소를 철회하는 절차다. 특검에 이 권한까지 부여하면 조작기소 의혹을 조사하는 역할을 넘어 기존 재판의 진행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종 수정안은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를 통해 위법행위가 확인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기존 공소가 자동 취소되지는 않는다. 개별 사건의 공소 유지와 재판 절차는 별도의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은 본회의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반대하며 5일부터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그러나 민주당 등 범여권은 약 24시간이 지난 6일 무제한 토론 종결안을 표결에 부쳤다.
종결안은 총투표수 183표 가운데 182표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진행된 특검법 표결에서는 재석 의원 168명 가운데 167명이 찬성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법안은 범여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입법으로 과거 검찰 수사에 대한 별도의 형사적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국회 의결은 마무리됐다. 다만 법률이 실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 이송과 공포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특별검사의 임명과 수사팀 구성 역시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는 기존 공소를 직접 취소하는 권한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특검은 수사·기소 과정의 위법행위 의혹을 조사하도록 규정됐다.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