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경찰청장 후보자로 김종철 경찰청 차장이 내정됐다. 2024년 12월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11개월 동안 이어진 경찰청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인선이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약 8년 만에 비경찰대 출신 경찰청장이 탄생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종철 경찰청 차장을 제25대 경찰청장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가경찰위원회는 이날 오후 임시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를 면담하고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안을 의결했다. 경찰청장은 국가경찰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하며,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찰청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임기는 2년이다. 임명에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직위는 아니다.
김 후보자는 현재 경찰청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정식 청장으로 임명될 경우 기존 지휘체계를 유지하면서 조직 운영과 주요 치안 현안을 이어가게 된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전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그 이상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중한 시기에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찰 조직을 이끌게 될 책임을 언급했다.
윤 장관은 김 후보자의 정책 경험과 조직관리 능력을 인선 배경으로 설명했다. 자치경찰과 인사, 정보 등 경찰 조직의 주요 정책 분야를 두루 경험했고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김 후보자는 경찰대학이 아닌 경찰간부후보생 출신이다. 1997년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한 이후 일선 경찰서와 지방경찰청, 경찰청 주요 보직을 거쳤다.
그동안 경찰청장은 민갑룡, 김창룡, 윤희근, 조지호 전 청장까지 경찰대 출신이 네 차례 연속 맡았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경찰대 출신 중심으로 이어졌던 경찰청장 인선 흐름에도 변화가 생긴다.
김 후보자는 1970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 명신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했다.
경찰 입문 이후 서울 서초경찰서장과 부산경찰청 자치경찰부장을 지냈으며, 대구경찰청과 대전경찰청 공공안전부장 등 지방경찰청의 주요 지휘 보직을 맡았다.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교통부장과 충남경찰청 공공안전부장, 강원경찰청 생활안전부장으로도 근무했다. 생활안전과 교통, 공공안전 분야에서 일선 치안 업무와 조직 운영을 경험했다.
중앙정부와의 업무 경험도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 근무했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돼 활동했다.
2025년 9월 경남경찰청장으로 취임한 뒤 치안정감 승진자로 내정됐고, 2026년 9월 경찰청 차장에 임명됐다. 이후 경찰청장 직무대행으로 경찰 조직을 지휘해 왔다.
이번 인선은 경찰청장 공백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경찰청은 정식 청장 없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경찰청장 공백이 길어지는 동안 경찰은 조직 쇄신과 치안 대응체계 정비,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역할 조정 등 여러 현안을 처리해 왔다.
특히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수사기관 간 업무 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과 책임 범위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범죄 예방과 수사, 교통안전, 사회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다. 수사기관 간 권한과 업무가 조정되는 상황에서 경찰청장의 조직 운영과 현장 지휘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면담을 마친 뒤 경찰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업무로 이상동기 범죄와 관계성 범죄 예방을 꼽았다.
그는 "이상동기·관계성 범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과 현장 매뉴얼을 정비하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쇄신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동기 범죄와 관계성 범죄는 범행 동기와 피해자와의 관계, 범죄 발생 과정이 서로 다른 만큼 예방과 대응 방식에서도 세부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김 후보자는 관련 시스템과 현장 매뉴얼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가 이미 청장 직무대행을 맡아 주요 현안을 관리해 왔다는 점도 인선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국가경찰위원회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정식 청장으로 임명되더라도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기존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다만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것과 정식 임명은 구분된다. 김 후보자는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책 역량과 공직 경력 등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경찰 조직 쇄신 방안과 범죄 예방 대책, 수사기관 간 업무 조정에 따른 경찰의 역할 등이 다뤄질 수 있다.
정부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임명제청 동의와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 절차를 마친 만큼 후속 임명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제25대 경찰청장으로 취임한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