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고위급 인사가 임박하면서, 윤석열 정부 시절 중용됐던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장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함께 권력의 향배에 따른 검찰 지휘부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인사 대상이 될 고검장·지검장급 간부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실상 용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보를 받은 검사장들은 즉각 사의를 표명하며 조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부산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이 24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또한, 12·3 비상계엄 사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등 혐의로 기소했던 박세현 서울고검장(29기)도 사의를 밝혔다. 이 외에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신봉수 대구고검장(29기), 박기동 대구지검장(30기), 정희도 대검 공공수사부장(30기), 전무곤 서울북부지검장(30기) 등도 사의를 표명했거나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교체에 따른 검찰 고위직의 대규모 물갈이는 관례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소와 맞물려, 전 정권에 대한 사법처리를 마무리하고 새 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는 검찰 지휘부를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사표가 수리되는 대로 연수원 31~33기를 중심으로 신임 검사장 승진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검사장도 4명 안팎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르면 오는 25일 발표될 이번 인사를 통해 대검찰청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요직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