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 속에서 토트넘 홋스퍼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구단의 상징인 손흥민(33)의 잔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아 그 배경에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적 시장에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실제 다음 시즌 구상에 포함된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프랭크 감독은 29일(한국 시각), 영국의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맨 인 블레이저스"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현했다. 그는 "손흥민이 이 팀에 남긴 업적은 놀랍고, 그는 토트넘을 위해 헌신한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좋은 사고방식과 성실함,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고 칭찬하며 "새 시즌 이 팀에서 아주 좋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래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아직 새 시즌 주장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손흥민의 입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최근까지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구단이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한 것은 자유계약으로 풀어주지 않고 이적료를 받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됐으며, 지난 시즌 리그 7골에 그친 부진을 이유로 이적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실제로 튀르키예의 명문 페네르바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가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올리비에 지루의 이적으로 생긴 지정 선수 자리를 손흥민으로 채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구단 단장이 직접 영국으로 건너가 협상을 시도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토트넘 역시 한국 투어가 끝나는 대로 이적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적설이 구체화될수록 현실적인 장벽도 드러나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포포투"는 28일, "손흥민의 급여 기대치가 LAFC가 준비한 금액을 초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토트넘에서 약 16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의 몸값을 LAFC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MLS 최고 연봉자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리그와 구단, 외부 스폰서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특수한 경우임을 고려하면, LAFC가 손흥민의 요구를 맞춰주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나온 프랭크 감독의 공개적인 기대감 표명은 손흥민의 거취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감독의 발언이 팀의 레전드에 대한 예우와 이적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변화하는 구단의 입장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손흥민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그의 최종 행선지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