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의 한 폐공장에서 군용으로 추정되는 실탄 수십 발과 공기총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 도심에서 살상력을 가진 총기와 군용 실탄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에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유력한 총기 소유주로 지목된 70대 남성의 행방을 긴급히 추적하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9일, 구로공단 내 한 폐공장에서 미등록으로 추정되는 공기총 1정과 총탄 약 60여 발을 수거했다고 11일 밝혔다. 발견된 총탄 중 10여 발은 공기총탄이었으나, 나머지 50여 발은 군용 화약 총탄으로 파악돼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총기와 실탄은 공장 내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폐공장의 임차인이었던 70대 남성 A씨를 총기 소유주로 특정하고,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행방을 쫓고 있다. 하지만 A씨는 현재 경찰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고 있으며, 자신의 주거지에서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경찰은 수거한 총기와 총탄의 정확한 출처와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즉시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했다. 공기총과 공기총탄은 경찰청 산하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로 보내졌으며, 군용 화약 총탄은 인근 군부대에 인계돼 정밀 감식이 진행 중이다. 군 당국은 해당 총탄이 어떤 경로로 민간에 유출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발견된 공기총이 현재 전산상으로는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총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총기 등록이 전산화되기 이전에 수기 장부로 관리되던 시절에 등록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과거 기록까지 확인하며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사라진 A씨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해 총기와 군용 실탄을 소지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