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0분의 활약만으로 미국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슈퍼 소니' 손흥민(33, 로스앤젤레스 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전에서 명성에 걸맞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입단과 동시에 리그 역대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파이어와의 27라운드 원정 경기를 통해 미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팀이 1-1로 맞선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그는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의 지시 아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토트넘 시절보다 수비 부담을 던 그는 특유의 라인 침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장면은 투입 15분 만에 나왔다.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31분,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수를 무너뜨린 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데뷔전에서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인 만큼 욕심을 낼 법도 했지만, 그는 정해진 키커 데니스 부안가에게 공을 양보하며 팀플레이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안가의 침착한 성공으로 팀은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짧은 시간 보여준 압도적인 기량과 인성은 즉각적인 찬사로 이어졌다. 미국 유력 언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1일, MLS 30년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순위를 매기며 손흥민을 리오넬 메시, 데이비드 베컴, 토마스 뮐러에 이어 역대 4위에 선정했다. 이는 미국에서의 활약이 아닌 선수 전체의 경력과 이름값을 고려한 순위지만, 데뷔전 단 한 경기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넣은 레전드"라며 "특히 2024-25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17년 만에 토트넘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고 그의 화려한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35만 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LA에서 손흥민은 엄청난 스타가 될 것"이라며 그의 시장 가치에도 주목했다.
'축구의 신' 메시의 합류에 이어 손흥민과 뮐러까지 가세한 2025년 MLS는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기를 맞고 있다. 그 중심에서 손흥민은 단 한 경기 만에 단순한 선수를 넘어 리그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