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 과반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나왔다. 방위비 증액 등 미국의 거센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외교 무대 데뷔를 치렀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 평가 조사 결과, '잘했다'는 긍정 평가는 53.1%로 집계됐다. '잘못했다'는 부정 평가는 43.8%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1%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지 정당별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7.2%가 '잘했다'고 답해 압도적인 긍정 평가를 보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81.5%가 '잘못했다'고 평가해 정반대의 인식을 드러냈다.
승패를 가른 것은 중도층의 평가였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과 중도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는 긍정 평가가 51.9%로, 부정 평가(44.1%)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중도층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 및 경제 분야에서 실리를 확보했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긍정 75.8%)와 인천·경기(긍정 57.2%)에서 긍정 평가가 높았고, 대구·경북(부정 61.9%)과 부산·울산·경남(부정 54.0%)에서는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서울은 긍정 50.8%, 부정 47.9%로 팽팽하게 맞섰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회담 전 '안보 청구서' 등 비관적 전망이 많았으나, 대규모 경제 협력 체결과 대통령의 안정적인 메시지 관리 등이 보도되면서 우려를 불식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진영별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정치 양극화 현상이 외교 사안 평가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9%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