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참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한 조 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의 무조건적인 합당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독자적인 노선을 통해 보수화된 국내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조 원장은 방명록에 "돌아왔습니다. 그립습니다.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그는 기자들과 만나, 내일부터 시작되는 자신의 호남 방문 일정이 2026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에 대해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원장은 향후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정상적 진보와 정상적 보수가 경쟁하고 협력하는 정치 지형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덮어놓고 합당'이나 '덮어놓고 분리'가 아닌,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극우화된 국민의힘을 반토막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남은 파이를 민주당과 혁신당 등이 가져가는 것이 한국 정치 지형을 바로잡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선명한 반보수 연대 구축을 제안했다.
이는 민주당과의 관계를 단순한 통합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위한 전략적 협력과 건강한 경쟁 관계로 설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 원장은 이를 위해 정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현행 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표의 비례성 원칙이 보장되고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 위기 전담 정당이 원내에 진입하고, 집권당이 부담스러워하는 차별금지법 같은 의제를 적극적으로 던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의제를 주도하며 차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조 원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으며, 26일부터 2박 3일간 광주·전남·전북을 잇달아 방문하며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설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