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의 2차 공동파업이 예고 하루 전인 23일 전격 철회됐다. 정부와 대부분의 병원 노사가 공공의료 강화와 인력 충원 등에서 극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 규모 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임금체계 개편 등 핵심 쟁점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24일부터 단독으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3일, "1차 공동파업 이후 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 등과 교섭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정부와의 노정 협의에서도 성과가 있었다"며 24일로 예정됐던 2차 공동파업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와 각각 공공의료 강화, 국립대병원 총인건비제 개선 등을 위한 정책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노사는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이 공공의료 역할 강화와 인력 충원 요구에 불응하고, 특히 2015년 도입된 성과주의 중심의 '9직급 72호봉' 임금체계 개편을 거부하고 있다며 무기한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과주의 임금체계와 인력 미충원, 공공의료 회피 행태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의료대란은 피했지만,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대병원의 파업으로 인한 진료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료연대본부는 공동파업은 철회하지만,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한 집중 투쟁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