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코스피 지수가 29일 개장과 동시에 406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20포인트(0.37%) 상승한 4062.15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장중 기준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피가 장중 4060선 고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4000선 시대를 연 이후 쉼 없는 상승 동력을 재확인하며 새로운 지수 영역에 공식 진입했다.
이러한 강력한 랠리의 배경에는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불어온 훈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존의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시장이 우려했던 조기 금리 인상이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러한 연준의 비둘기파적 신호에 뉴욕 증시는 즉각 환호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으며, 이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력하게 자극했다.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개장 직후 동반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약 1200억 원, 기관은 약 8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강력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순매도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견조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과 하반기 실적 전망, 그리고 안정적인 원-달러 환율 등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동반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규제 리스크로 인해 조정을 받았던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 외에 2차전지, 자동차, 바이오 등 주요 업종도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4000선 안착을 넘어 4060선까지 단숨에 돌파함에 따라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4분기와 내년도 수출 전망 역시 밝다는 점을 들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속도 조절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나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장기화 등은 향후 증시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주요국의 거시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