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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미일 정상회담에도 ‘무반응’…시장 흔들기 실패

강호식 기자 | 입력 25-11-01 10: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이에 거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이 비트코인(Bitcoin, $BTC$)을 핵심 준비 자산으로 도입하는 재무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다각화를 넘어, 고질적인 엔화 약세와 글로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구조적 자구책이자, 장기적인 기업 가치 보존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 전략 채택은 일본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및 경쟁력 확보는 물론, 향후 아시아 금융 시장의 디지털 자산 편입 속도를 가속화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영국 핀테크 거인 리볼트(Revolut)의 USD-스테이블코인 1:1 전환 서비스 도입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온-오프 램프(on-off-chain) 효율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지속되는 엔화 약세에 대한 방어 전략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일본은행(BOJ)의 초저금리 정책과 미 연준(Fed)의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화 가치는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하락했다. 기업들은 보유 자산의 실질 가치 하락을 막고 미래 구매력을 보존할 수 있는 대안을 절실히 찾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도쿄 증시에 상장된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비트코인 중심 재무 전략"을 도입한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기업은 엔화 보유 비중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에 헤지(Hedge)할 수 있는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했으며, 현재 아시아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특정 국가의 통화 정책이나 중앙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어, 법정화폐의 가치 하락 위험으로부터 기업의 자본을 보호하는 디지털 금(Digital Gold)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도입 움직임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 게임, 인공지능(AI), 심지어 전통 제조 및 섬유 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일본 경제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DX)과 더불어 재무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한일 합작 게임사 넥슨(Nexon)의 추가 비트코인 매수나 인공지능 기업 퀀텀 솔루션즈(Quantum Solutions)의 대규모 비트코인 비축 계획은 미래 기술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을 단순한 운용 자산이 아닌, 기업의 장기 성장 전략의 필수 요소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 기업은 비트코인의 분산된 특성과 높은 유동성을 활용하여 혁신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특히 전통 섬유 기업인 기타보(Kitabo)가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달러 평균 매수 전략(DCA) 자산으로 축적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는 보수적인 전통 산업계조차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지속 가능한 재무 관리를 위한 유효한 수단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선제적 행동은 일본의 낮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도라는 구조적 약점을 민간 부문의 혁신을 통해 극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들의 성공적인 비트코인 도입 사례는 향후 더 많은 일본 및 아시아 기업들이 유사한 재무 전략을 채택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의 비트코인 '금고' 전환은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의 무게 중심을 점진적으로 이동시킬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비트코인 시장의 주요 동인은 미국 기관투자자와 서구권 펀드였으나,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인 일본 기업들의 본격적인 참여는 시장의 유동성과 깊이를 심화시킬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구조적 개혁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수용할 경우, 일본은 암호화폐, 인공지능, 웹 3.0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결국 정부의 제도적 변화를 촉진하는 상향식(Bottom-Up) 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비트코인 중심 재무 전략은 단순한 단기적 투자를 넘어, 엔화 약세라는 거시적 압력과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라는 이중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비트코인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준비 자산(Digital Reserve Asset)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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