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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11년 만의 국빈 방한으로 한중 관계 새 장 열다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5-11-02 09:48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한 시 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전면적 복원"을 공식화했다. 경주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성사되었으며,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이후 냉각되었던 양국 관계를 9년 만에 본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97분간 이어진 회담은 한미 정상회담(87분)이나 한일 정상회담(41분)보다 길게 진행되어, 양국이 현안과 미래 협력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위성락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양국이 뗄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국민의 민생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실질적인 협력 성과 도출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는 미-중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요 경제 협력 성과로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을 환영하고,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한 점이 꼽힌다. 더불어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 채널을 다양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15년 한중 FTA 체결 이후 경제 협력의 구조 변화를 반영하여 수평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이라는 평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 의제를 협의했으며, 앞으로 현안뿐 아니라 글로벌 이슈에서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회담 직전에 급부상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 추진 논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확인되지 않아, 이 문제가 향후 한중 관계의 주요 잠재적 변수로 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측이 이미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양국 간의 안보 현안에 대한 미묘한 시각차는 여전히 주요 관리 과제로 남아 있다.

양국은 관계 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정부 간 정치적 신뢰 확보와 민간 차원의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하기로 했다. 특히 인적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상호 방문 편리화 조치 시행 등 노력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비공식적인 제재로 여겨졌던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의 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최근 양국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초국가 스캠 범죄 단지(보이스피싱)에 대한 공동 대응 공조를 강화하기로 하는 등 민생 안정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을 구체화했다. 이는 양국 관계 발전이 단순히 정부 차원을 넘어 양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민생 안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경색된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새로운 30년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안보 분야의 난제들과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의 균형 외교가 직면한 과제들을 헤쳐나가기 위한 양국의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소통이 요구된다. 단순한 관계 회복을 넘어,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실질적인 성과 도출 여부가 향후 한중 관계의 성숙도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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