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평생 나눔을 실천해온 김장하 선생이 제자들의 합창 앞에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 장면은 지난 24일 열린 ‘진주 남성당 교육관’ 개관식 직후 연출됐다. 개관식이 마무리된 뒤, 중년의 남성들이 김장하 선생 앞에 도열해 명신고등학교 교가를 제창했다. 교가가 울려 퍼지자 김 선생은 잠시 고개를 떨군 채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개관식은 김장하 선생이 평생 운영해온 ‘남성당 한약방’ 공간을 교육과 나눔의 정신을 기리는 ‘진주정신 교육관’으로 재탄생시키는 행사였다. 이날 합창에 참여한 이들은 명신고 졸업생과 제자들로, 교가를 통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했다.
현장에 참석했던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기자는 “개관식 내내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던 김장하 선생이 교가가 시작되자 울먹이며 조용히 노래를 따라 불렀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김장하 선생의 삶을 기록한 『줬으면 그만이지』의 저자이기도 하다.
김주완 기자는 명신고 교가에 담긴 배경도 함께 소개했다. 1983년 명신고 개교를 앞두고 당시 이사장이던 김장하 선생이 진주 출신 작곡가 정민섭에게 직접 교가 작곡을 의뢰했고, 사례비로 100만 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이 약 30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었다는 설명이다.
1944년생인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시 중앙동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며 지역 사회에 꾸준히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1984년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했으며, 1991년에는 학교를 국가에 헌납했다. 이후에도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교육 지원 활동을 지속해왔다.
평생 자신의 기부와 나눔을 드러내지 않아온 김장하 선생이 제자들 앞에서 보인 눈물은, 지역 교육과 사회 환원에 헌신해온 그의 삶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