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정수도의 정체성을 완성할 세종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설 국가상징구역의 도시계획 청사진이 최종 확정되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5년 12월 22일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확정안에 따라 세종시 S-1 활권 일대 약 210만 제곱미터 부지는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 그리고 시민 광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열린 국가 플랫폼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확정된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국가상징구역 북측에는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배치되며, 남측에는 국회 세종의사당이 위치하게 된다. 두 핵심 시설 사이의 중앙 공간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하고 소통할 수 있는 대규모 광장이 조성된다. 특히 부지를 가로지르는 기존 도로인 절재로의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여 상부 공간을 보행 중심의 열린 광장으로 꾸민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권력 기관과 시민 사회가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수평적 소통 공간을 지향한다는 것이 당국과 설계팀의 설명이다.
건립 일정에도 상당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설정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준공 목표는 2030년 상반기였으나,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적인 조기 건립 주문에 따라 완공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당시 "2030년 완공은 너무 늦다"며 임기 내 세종 이전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일정을 최대한 단축할 것을 공식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건축설계 공모를 신속히 추진하고 착공 시점을 앞당겨 이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이전을 본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입법적 뒷받침도 초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야는 행정수도 이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해당 법안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국회와 대통령실 등 주요 헌법기관의 세종 이전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가 실질적인 합의를 이룬 만큼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될 경우 대통령 집무실 건립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성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지역 주민들은 이번 계획 확정을 반기면서도 실효성 있는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수년간 반복되어 온 이전 논의가 구체적인 청사진과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구체화되자, 행정수도 완성이 단순한 공약을 넘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행복청은 내년 1월부터 마스터플랜 구체화 용역에 착수하여 공간 구조와 시설 배치를 법정 도시계획에 반영하고, 2026년까지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해 국가 균형 발전의 거점을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