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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동자 원청 교섭권 보장하는 노조법 개정안 10일 전격 시행

강동욱 기자 | 입력 26-03-10 17:4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10일 0시를 기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을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업체까지 확대하고, 노동쟁의의 대상을 권리분쟁 단계까지 넓히는 데 있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조항도 함께 적용된다.

개정 법령에 따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기존에는 직접적인 고용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과는 교섭이 불가능했으나, 이제는 원청이 교섭 거부 시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됐다.

민주노총은 법 시행 첫날인 오늘 오전부터 주요 사업장의 원청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일괄 발송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동계는 이번 법 시행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장 단위별로 구체적인 교섭 요구안을 마련해 실질적인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 시행에 따른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내에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특정 사안에서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문을 제공하며, 개별 사례마다 발생할 수 있는 법적 해석의 차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취재진과의 접촉에서 법 집행 과정의 엄정함과 현장 혼란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경제계는 법 시행 직후부터 즉각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들은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소송 남발과 노사 갈등 증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와의 상생 구조가 무너지고 원청의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쟁점은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개념을 사법부와 행정관청이 어느 범위까지 해석하느냐에 쏠려 있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개별 교섭 요구마다 원청과 하청 노조 사이의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손해배상 책임 제한 규정 역시 개별 조합원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노조법 개정안 시행으로 노사 관계의 기본 틀이 통째로 바뀌게 된 만큼, 향후 현장에서 접수될 첫 교섭 요구와 이에 대한 기업 측의 대응 방식이 법 안착 여부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행정 해석과 법원 판결이 축적되기 전까지 노사 간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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