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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7개국 '철수 권고' 상향 "미사일 파편에 전등 떨어져" 공포의 귀국길

김태수 기자 | 입력 26-03-08 21:22



정부가 8일 오후 7시를 기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7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인 '철수 권고'로 전격 상향했다. 이란의 보복 공습이 걸프 지역 우방국들로 확산하면서 현지 체류 국민들의 신변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두바이에서 출발한 에미레이트 항공 민항기가 우리 국민들을 태우고 도착했다. 공습 사이렌과 폭발음을 뒤로하고 사지를 빠져나온 귀국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긴박했던 현지 상황을 전했다. 두바이 교민 민세연 씨는 "공습 여파로 창문이 흔들리고 아이 책상의 전등이 떨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정부가 발령한 이번 3단계 철수 권고 지역은 바레인, UAE,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전역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 방문 예정자에게 여행 취소를, 현지 체류자에게는 긴요한 용무가 없는 한 즉각 철수할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이미 여행금지(4단계)가 내려진 이란에 이어 중동 전역이 사실상 위험 지대로 변모한 양새다.

현지 교육 현장도 마비됐다. UAE 정부는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시가지와 공항 인근으로 이어지자, 당초 예정보다 보름 앞당겨 내일부터 초중고등학교 봄방학을 전격 시행하기로 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주요 건물에 요격 파편이 떨어지는 등 민간인 거주 구역까지 교전권에 들어가면서 현지 교민들의 불안감은 극도에 달해 있다.

정부가 투입한 에티하드항공 전세기도 이날 오후 5시 35분(한국시간) 아부다비 공항을 이륙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 전세기에는 고령자와 임산부, 영유아 등 우선 철수 대상자 206명이 탑승했다. 여기에는 외국인 배우자 3명도 포함됐으며, 전세기는 9일 새벽 2시경 인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지난 금요일부터 현재까지 중동에서 대피한 우리 국민은 1,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두바이 공항 등 현지 주요 거점은 군용기의 보호 아래 제한적인 항공 통로만 열려 있는 불안정한 상태다. 이란의 공습 목표가 미군 기지에서 정유 시설과 데이터센터 등 민간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현지에 남은 주재원들과 교민들은 매 순간 공습경보 속에 생업을 이어가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중동발 안보 위기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대책은 이제 2만여 명에 달하는 전체 체류자의 안전 확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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