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조짐에 힘입어 개장 직후 급반등했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오전 9시 8분경 코스피 시장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며 출발한 뒤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프로그램 매매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이는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발생하는 매수 사이드카다.
이번 급반등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종료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함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증시를 짓눌렀던 에너지 수급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강한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장 초반부터 동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전날까지 하락폭이 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IT 종목들이 5~7%대 상승률을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거래소 현장 관계자들은 전날까지 이어진 과도한 투매 물량이 정리되고, 협상 국면 진입 가능성에 베팅하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9일 코스피 시장에는 지수 급락으로 인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는 신중론과 함께, 지정학적 위험의 실질적 해소 여부에 따라 지수의 추가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 종료와 관련된 공식 발표나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장중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이드카 발동으로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당분간 불가피해졌다.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가동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수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향후 시장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