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거행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해 "민주주의의 큰 스승"을 잃은 슬픔을 나누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결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에 근조 리본을 단 이 대통령 내외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과 운구 행렬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영결식 도중 고인과의 생전 인연을 떠올린 듯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영결식은 유가족과 정부 주요 인사,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조사에서 "고인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해 평생을 바친 거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추도사를 맡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리님의 치열했던 삶과 지혜를 잊지 않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베트남 호찌민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현지 병원에서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시신은 지난 27일 국내로 운구됐으며, 장례는 닷새 동안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관·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이 대통령은 빈소가 마련된 첫날 저녁 직접 조문해 유가족을 위로한 바 있다.
이날 영결식에 앞서 고인의 운구차는 고인이 생전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러 노제를 치렀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당사 앞에 도열해 고인의 마지막 당사 방문을 지켜봤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서초동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해 화장 절차를 밟는다.
고인의 유해는 장지인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세종시는 이 전 총리가 생전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상징적인 장소다. 유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묘역을 평평하게 조성하는 평장 형태로 안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의 영면으로 한국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거물급 인사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영결식을 마친 뒤 별도의 메시지 없이 현장을 떠났으나, 측근들은 대통령이 고인의 '실용주의적 국정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