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유세와 거래세 중심의 세제 개편과 금융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추가 부동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등 주요 지역의 신축 단지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수 문의가 끊기며 시장 전반에는 짙은 관망세가 흐르고 있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 폭과 시점이 명확히 나오지 않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시행까지 유예 기간이 부여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버티기에 들어간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에는 지난 두 차례의 고강도 규제 이후에도 가격이 다시 반등했던 학습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정책 발표 직후 한두 달 정도 거래가 주춤하다가 이내 이전 가격을 회복하거나 경신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는 집값 총액에 비례해 보유세를 부과하거나, 고가 주택 소유자에 대한 장기 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우선순위로 논의되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직접적으로 높여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을 억제하고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의 자금줄 차단도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범위를 넓히고 전세 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특히 투기 지역 내 대출 한도를 추가로 하향 조정해 다주택자의 추가 매수 동력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스트레스 DSR 강화와 금융권 전세 대출 총량 규제, 수도권 및 규제 지역 내 대출 한도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압박을 넘어 실질적인 구매 자금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일인 5월 9일까지는 이제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예 종료 전 정부가 내놓을 최종 수위가 향후 상반기 부동산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공급 대책과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거래 위축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번 대책이 시장의 내성을 뚫고 실질적인 하향 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는 세부 시행안의 강도에 달려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기존 규제들과 차별화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경우, 유예 기간 종료 이후 다시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