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오는 5월 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주택 매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적 소요 시간을 고려해 실제 중과세 적용 시점을 한두 달가량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오후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면서도 "종료 시점을 5월 9일로 확정할지, 아니면 한두 달 뒤로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SNS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의 추가 연장은 없다"고 못 박은 이후 시장에서 제기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가 종료 시점 조정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거래 완결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통상 부동산 거래는 계약부터 잔금 처리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데, 5월 9일 직전에 계약한 매도자가 잔금 처리 기간 부족으로 중과세를 물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김 실장은 "지난 4년 동안 유예가 연장되어 온 관례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컸던 측면이 있고, 정부의 결정이 다소 늦었다는 반성도 있다"며 정책 집행의 유연성을 시사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유예 종료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의 세율이 가산된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에서도 제외되어 세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이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어 다주택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진 상태다.
청와대 내에서는 세입자와의 협의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허가 절차 등 물리적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실장은 "5월 9일까지 계약된 건에 대해 중과 유예를 인정해주려면 어차피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일몰 시점을 한두 달 유예하더라도 정책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종료 시점이 1~2개월 연장될 경우 실제 중과세 적용은 지방선거 이후로 밀리게 된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이라는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급격한 세부담 증가에 따른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이중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다주택자들이 유예 시한 전 매물을 내놓을지, 아니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지에 따라 봄철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