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규제' 공개 질의에 대해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며 감성적인 어조로 역공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장 대표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직격하며 정책 노선을 물은 지 수 시간 만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설 명절을 맞아 고향 시골집을 방문한 소회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95세 노모가 대통령의 SNS 글을 접하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이 집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라며 "공부시켜 서울 보내놨더니 왜 고향 내려와서 대통령한테 욕을 먹느냐"고 화를 냈다는 전언이다.
장 대표는 이어 "홀로 계신 장모님만이라도 대통령의 글을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대통령의 공개 저격이 공적 논쟁을 넘어 정치인 가족의 사생활과 심리적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번 설전은 이날 새벽 이 대통령이 장 대표의 '주택 6채 보유'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세제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으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소수의 투기용 다주택 보유가 무주택 서민과 청년의 희망을 빼앗는 '망국적 불로소득'의 원인이라며 야당의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과거 자신의 부동산 내역을 재차 상기시키며 방어막을 쳤다. 그는 보유한 6채의 부동산이 노모가 거주하는 충남 보령의 농가 주택, 지역구 아파트, 국회 인근 오피스텔, 장모님이 거주하는 진주 아파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모두 합쳐도 시세가 8억 5,0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기 목적이 아닌 실거주 및 부양 목적임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1채 가격과 비교해도 훨씬 낮다는 논리를 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특정 야당 정치인의 재산 목록을 거론하며 정책적 답변을 요구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는 명절 기간 동안 '다주택자 프레임'을 씌워 야당 지도부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은 고가 주택 1채보다 다수의 주택을 소유하며 시장 왜곡을 야기하는 행태가 정책적으로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 대표가 정책적 답변 대신 '노모의 눈물'이라는 감성적 대응을 선택함에 따라, 부동산 규제를 둘러싼 여야의 논리 대결은 가족사와 도덕성 논란이 뒤섞인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번 공방은 설 연휴 이후 국회에서 다뤄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대출 규제 강화 입법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