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해 "소년공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며 "노동자가 죽음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는 정상적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 이후 63년 만에 '노동절'로 명칭을 환원하고 첫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와대에서 노동절 기념식이 열리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 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 소년공 시절을 회상하며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라는 제 이름을 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언급했다.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이라며 "노동 존중은 시혜나 배려의 문제가 아니며, 노동이 빠진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생산성 향상만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다.
전날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의 발언도 다시 조명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부 조직노동자가 자기만 살겠다고 부당하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면 다른 노동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노동자 상호 간의 연대 의식을 당부했다. 이는 최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대형 사업장 노조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노동시장 격차 완화와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가장 큰 사용자인 만큼 정부부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공공 부문부터 공정하고 합리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대전환기에 대응해 노사가 동반자적 관계로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 도중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노동절의 의미를 담은 영상을 시청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이 대통령과 한자리에 앉아 공식 행사를 치른 것은 노정 관계의 새로운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회의장 주변에는 긴장감 대신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산업 현장의 안전 시스템 강화 방안도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자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현장 감독 강화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전을 지키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기본 책무라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노동절 기념식은 명칭 변경과 공휴일 지정이라는 상징적 조치를 넘어 현 정부의 노동 정책 방향성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자리가 됐다. 노동계는 명칭 환원을 반기면서도 실질적인 노동권 확대와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후속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연대'와 '안전'이라는 화두가 노사정 관계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노동 정국의 핵심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