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을 재선거 대진표가 5자 구도로 짜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과거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을 위한 기 싸움에 돌입하면서 단일화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자유한국당 의원 시절 제기했던 조국 후보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을 다시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당시 조 후보를 향해 주식 작전 세력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이라며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재선거 국면에서도 김 후보는 해당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며 조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조국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을 허위 사실 유포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후보는 지난달 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과거의 허위 주장을 다시 반복한다면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강력히 반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후보 측은 이미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안을 선거에 이용하는 구태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두 후보의 충돌은 단일화 주도권 싸움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공천 확정 전 실시된 가상 대결에서는 조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김 후보를 앞섰으나, 김 후보가 공식 후보로 확정된 이후 발표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위로 올라서며 역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양측 모두 단일화보다는 독자 완주를 통한 본선 승리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역력하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는 연고지를 강조하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평택에서 3선을 지낸 유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중앙 정치 논리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유일한 평택 출신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유 후보는 지난달 14일 평택을 위한 의석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표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평택을 선거구는 2012년부터 보수 진영이 우세했으나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며 정치 지형이 변한 곳이다. 이번 6·3 재선거에는 김용남·유의동·조국·김재연·황교안 등 5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야권에서는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완주 여부에 따라 조국 후보와 김용남 후보 사이의 지지층 중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으나 각 후보 캠프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공식적인 제안이나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김용남 후보와 조국 후보 사이의 감정 섞인 공방이 격화되면서 야권 통합 논의는 더욱 경색될 조짐이다. 유의동 후보 역시 보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현장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평택을 지역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과거 공방보다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관련 현안이나 주거 환경 개선 대책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후보 간 비방전이 정책 대결을 가리면서 지역 현안 논의는 실종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재선거가 중앙 정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실제 지역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후보들 사이의 법적 대응 예고와 지지율 조사 결과의 등락은 투표일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진영 내부의 후보 단일화 실패가 현실화될 경우 표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어느 쪽이 가져갈지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 평택을 재선거를 둘러싼 후보 간의 고소전 비화 여부에 따라 판세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