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3일 보석 석방 이후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전 목사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설교 영상에서 지난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의 대응 방식을 배짱이 없다고 직격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촬영된 것으로 전 목사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가졌던 김학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의 대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 목사는 대담 과정에서 헌법에 명시된 비상계엄 권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김 교수에게 헌법상 비상계엄 선포가 가능한지를 물은 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이 부여한 고유 권한이므로 발동 자체는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회가 해제를 의결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절차가 마무리됐다면 사법적 판단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는 논리다. 그는 당시 변호인단의 대응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윤 전 대통령이 정작 필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의 수감 생활에 대해서도 전 목사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이 새벽부터 성경을 읽고 있다는 소식을 언급하면서도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점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권한을 두고는 공수처가 대통령의 계엄 행위에 대해 위법 여부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한이 없는 기관에 의해 대통령이 체포된 행위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는 것이 전 목사의 시각이다.
영상 속 전 목사는 자신의 보석 조건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며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법원이 내건 보석 조건 중 하나인 공범 7인과의 접촉 금지에 대해 그는 해당 인물들을 알지도 못하며 현재 수감 중인 이들과 접촉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3일 이상의 여행이나 주거지 외 숙박 시 사전 신고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만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설교나 광화문 집회 참석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전 목사는 지난달 12일 보석 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대한민국이 이미 망했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20년 넘게 이어온 광화문 운동을 통해 나라가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의 지지자들은 전 목사의 발언마다 환호하며 세를 과시했다. 법원은 전 목사가 당뇨와 비뇨기과 질환으로 주기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과 얼굴이 알려져 도주 우려가 낮다는 점을 들어 보석을 허가한 상태다.
사법부의 판단은 전 목사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궤를 그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9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권에 대한 의문이 있더라도 물리력을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특히 계엄 선포 과정의 잘못을 은폐하려 한 행위가 국가 신인도와 국민의 알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전 목사의 이번 발언은 사법부의 유죄 판결이 내려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목사는 헌법이 보장한 통치 행위로서의 계엄을 옹호하고 있으나, 법원은 적법 절차를 무시한 공무집행 방해에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전 목사가 향후 광화문 집회 등에서 계엄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설파할 경우 보석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 목사의 발언이 보수 진영 내부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실책을 비판하면서도 계엄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옹호하는 전 목사의 태도가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는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 목사는 보석 조건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최대한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설교 영상 공개로 인해 비상계엄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해석 차이는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헌법상 권한이라는 통치권적 시각과 사법 절차를 무력화한 범죄 행위라는 법치주의적 시각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보석 상태인 전 목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금 세 결집에 성공할지, 아니면 법원의 엄격한 보석 관리 체계 아래 활동이 위축될지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과 사법적 한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헌법적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