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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힘 불참 여파에 표결 무산…개헌 본회의 하루 만에 또 열린다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05-08 09:05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내용의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개헌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재적 의원 3분의 2 선인 191명에 못 미치는 인원만 표결에 참여하면서 개헌안 처리는 다음 날로 미뤄지게 됐다.

본회의장에 들어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헌안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뒤 일제히 퇴장했다. 개헌안 상정 직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만이 유일하게 단상에 올라 반대 토론을 진행했을 뿐, 실제 투표가 시작되자 여당 의원석은 텅 빈 상태로 남았다.

이번 개헌안의 핵심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방지와 역사적 민주 항쟁 정신의 헌법적 계승이다. 개헌안에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사후 보고가 아닌 국회의 사전 동의 또는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이 담겼다. 또한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헌법 전문에 명시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법통을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

야당 측은 제안 설명에서 위헌적 계엄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번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상에서 과거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했던 여당 의원 17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은 이번 개헌안을 두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결여된 졸속 추진이라며 맞섰다.

유상범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정부와 여당이 헌법 수호 책무를 지키고 있는지를 묻기 전에 야권이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 이번 개헌안이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이자 누더기 법안이라는 입장을 정리하고 투표 거부 방침을 확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불성립이 선언된 직후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우 의장은 국민에게 국민투표의 기회를 주는 것이 국회의 도리라며 반대하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의 참여를 독려했다. 의장석 주변에는 투표 불성립 결과에 허탈해하는 야당 의원들과 서둘러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소수의 여당 관계자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개헌안 의결을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 구조다. 현재 야권 의석수만으로는 의결 정족수를 확보할 수 없어 여당의 협조 없이는 개헌안 처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일 예정된 본회의에도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개헌안 폐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하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등 원 구성 절차를 서둘러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재신임을 얻은 한병도 원내대표는 개헌안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절실한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설득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헌안 처리 불발이 향후 여야 관계를 더욱 냉각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헌안의 핵심 쟁점인 계엄 요건 강화와 역사적 사건의 전문 수록에 대해 여야가 본질적인 시각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39년 만의 개헌 시도는 국회 문턱에서 다시 한번 멈춰 서게 됐다. 8일 열릴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개헌 동력은 급격히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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