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 조치로 24시간 소아 응급 환자를 전담 진료하는 전문 센터는 전국 12개소에서 14개소로 늘어났다. 정부는 중증 소아 환자가 연중무휴로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반 시설 확충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성빈센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공모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응급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은 각 병원의 소아 응급 환자 진료 실적과 전담 인력 구성, 시설 및 장비 수준을 평가했다. 특히 수술과 시술이 즉각 가능한 최종 치료 역량이 주요 평가 항목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지정 직전인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현장 점검을 실시해 필수 인력 배치와 특수 장비 확보 여부를 직접 대조하며 최종 승인 절차를 마쳤다.
소아 환자는 성인과 달리 연령대별로 증상이 판이하고 전용 의료 장비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응급실 전체 내원객 중 소아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 수준이지만, 일반 응급실에서 소아를 전담할 전문 인력은 만성적인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정부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6년부터 센터 지정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 5개소에 불과했던 센터가 이번 지정을 통해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새로 지정된 두 병원은 각자의 권역 내에서 서로 다른 핵심 역할을 분담한다. 수원에 위치한 성빈센트병원은 경기 남부권역의 소아 환자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서초구의 서울성모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바탕으로 소아중환자실(PICU) 운영과 고난도 응급 수술 등 중증 환자 최종 치료를 전담하는 구조다.
정부는 센터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예산 지원 카드를 꺼냈다. 지정 기관은 전담 전문의 1인당 연간 약 1억 원의 인건비를 지원받으며, 기관별로는 최대 10억 원의 운영비가 국비로 투입된다. 의료진의 처우 개선과 병원의 경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소아 응급 환자 진료 시 건강보험 수가를 가산해 주는 제도도 병행한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을 통한 의료 손실 보전 역시 지원책의 일환이다.
지정 발표 현장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센터 내 시설 배치를 확인하며 의료진의 전담 배치 현황을 살폈다. 현장 점검 과정에서는 소아 전용 인공호흡기와 모니터링 장비의 즉시 가동 여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소아 응급의료를 국가가 책임져야 할 대표적인 필수의료 분야로 규정하고, 야간과 휴일에도 중증 응급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의료 인력 수급의 불균형 문제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설과 장비는 예산으로 확충할 수 있지만, 24시간 교대 근무를 버텨낼 소아 청소년과 전문의를 확보하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정된 센터들이 실제 현장에서 선언된 역량을 상시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응급의료 체계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규 지정으로 수도권 내 진료 거점은 늘어났으나, 의료진의 업무 부하 조절과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